Hyun Hong   WORKS. EXHIBITION VIEW. ARCHIVE. EXHIBITION. CV. CONTACT. TEXTS IN KOREAN.

 

 

작가노트 /

모던타임즈 2 / 작가노트.

사디즘 / 작가노트.

모던타임즈 3 / 작가노트.

점과 점들 / 작가노트.

모던타임즈 4 / 작가노트.

키쓰하기 좋은 곳 / 작가노트

포토그라픽 룩 1 / 작가노트.

포토그라픽 룩 2 / 작가노트.

리크스 / 작가노트.

포토그라픽 룩 3 / 작가노트

 

그 외 /

나에게 사진은 어떠한 의미인가.

모던타임즈 1 / 전시서문.

모던타임즈 3 / 전시서문.

로스트 서머 (김진호 작가) 전시서문.

아파트먼트 (김규식 작가 ) 전시서문.

신이 내리다 (김규식 작가) 전시서문.

복제의 즐거움(김규식 작가) 전시서문.

형, 또 다름 형 (이은종 작가) 전시서문.

인상주의와 포토샵.

인상주의 화가 3인의 시선.

노출과 존 시스템.

고종석 글 중에서.

어머니를 기억하며.

먼꿈.

디자인 서울.

내 친구들과 나티.

메릴 스트립과 수애.

조카 은영에게.

창훈형 홈페이지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시 한편.

이방인의 방/김용민.

흑백을 묻다/김현호.

모던타임즈 작가 현홍/ 박대용.

작업을 한다은 것은.

텔 미 유어 스토리.

더텍사스프로젝트 전시서문.

봄.

89학번.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언젠가 닥칠 일.

포토그라픽 룩 시리즈 두번째 작업이다. 2016년 첫번째 작업에 이어, 작년 2017년 한해 동안의 결과물이다. 포토그라픽 룩 시리즈는 사진적으로 보기 또는 그 보기에 따른 결과물에 관한 작업으로, 결국 사진만이 할 수 있는 것들로 채워져 갈 것이다. 첫번쨰 작업에서는 사각 프레임안에서의 시각적 구성과 편집을 다루었다. 이번엔 시간에 관한 것이다.

 

1.사진과 시간에 관한.

사진이 시간을 쪼갠다는 사실은 이제는 소박한 것이다. 누구나 그렇게 알고, 그렇게 사진을 가진다.

신문, 잡지, 인터넷,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수많은 사진들은 이제 공기나 물처럼 당연하다. 사진과 그것의 시간성에 대해 잊고 산지 오래되었다.

시간에 관한한 사진처럼 독특한 예술이 없다. 대부분의 예술작품은 시간을 점유하거나 시간에 점유된다. 그것을 분할한다는 것은 사진이 가지는 고유한 특별함이다. 125분의 1초안에는 음악도 없고 그림도 없고 영화도 없고 조각도 없고 문학도 없다.

사진은 순간을 담아내지만 동시에 영원을 지향한다. 시각을 담아낸 사진은 역설적이게도 시간에 저항하고 견뎌내면서 보존된다. 매우 즐거운 사실이지만, 시각과 영원은 우리가 결코 체험하지 못할 영역의 시간성이다. 그 두가지를 모두 가진다는 것으로 사진은 더욱 특별해진다. 시간적으로만 말하자면 사진의 소명은 영원이다. 시간이 없으면 시각도 없다.

 

당연, 포토그라픽 룩에서 그 쪼개진 시간-시각-을 지나칠 수는 없다. 이번 작업은 그 시간성을 다시 기념하기 위해 생경하게 생각하고, 생경하게 다뤄봤다.

사진은 공간에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양상을 다 집어 삼킨다. 양적으로 충만한 정적인 것에서부터 섬세한 것들의 작은 떨림, 그 주변을 빈틈없이 채우는 빛과 그림자 모두를... 사물과 그 배경으로의 공간과 시간의 물리적이고 유기적인 연기관계가 그대로 담겨진다. 그래서 사진은 기본적으로 ‘그것들의 그 시각에서의 증거와 흔적’으로 남는다.

 

2.필름과 프린트에 관한.

a.형식은 내용의 요구에 의해 변화한다. 그리고 내용은 형식의 요구에 의해 변화한다. 자크 데리다의 말을 빌리면 에르곤-내용-과 파레르곤-형식-은 서로가 서로를 간섭하고 규정하는 사이다. 이분화된개념이 사실은 얽혀있다고 볼 수 있는 것들은 많다. 고전과 낭만, 질료와 형상, 특수와 일반, 본질과 현상등등, 모두 에르곤과 파레르곤의 관계과 닮아있다.

 

형식만을 얘기하자면, 그것은 내용을 가두는 틀이면서 동시에 내용을 다듬어주는 정교한 기계가 된다. 그래서 작업에 대해 작가가 취하게 되는 형식 요소들은 결과적으로 내용과 어떠한 관계성을 가질 것이다. 결국 형식은 작가 태도의 문제로 귀결된다. 사진을 예로 들자면, 같은 대상을 놓고 아날로그적 프로세싱을 하는가 디지탈적 프로세싱을 하는가에 따라 작가의 태도가 변화할 것이고, 각각의 내용들과 다른 관계성을 만들어 낼 것이다.

 

b.사랑하는 대상은 다가가게 되고 만지고 쓰다듬게 되고 부비게 되고 안아보게 된다. 관심과 애정의 당연한 표현이다. 사랑은 그렇게 아날로그적으로 완성된다. 사진도 똑같다.

필름과 현상과 젤라틴 실버 프린트, 즉 아날로그 프로세스는 기계력과의 협업이다. 기계력과 인간의 창의력의 협업이다. 기계력과 인간력 사이의 부단한 변주이다. 계속해서 기계와의 물리적이고 정서적인 마찰이 필요하고 서로에 대한 익숙함이 필요하다. 기계와의 사랑은 오감을 구석 구석 찌르고, 전에 없던 새 감각으로 전이된다. 다시 복잡하게 얽히고 풀어지기를 반복하며 더욱더 완성되어간다. 그래, 그냥 그 감정들을 뭉뚱거려 쾌락이라고 하자. 가장 적당한 말인 듯 하다. 지금 이 시대의 사진에 있어 아날로그적 작업이란 감각적 쾌락을 위한 것이며, 기계 성애자들의 즐거운 놀이이다.

 

양적으로 질적으로 디지털 프로세싱과 감각의 양태가 다르다 - 가치판단은 하지 않았다.

 

어딘가에도 이미 써놓았지만, 나는 그래서 쾌락주의자이다. 그래서 모더니스트다. 작품 생산에 관한한 - 내 바깥의 것과 나와 다른 타자의 것과 차이와 반복의 것으로 기생하며, 우연과 비자발성에 기대는 현대 미학을 빌리기엔 난 너무 이기적인 작가이다.

 

3.짧게, 비극에 관한.

사진은 우리를 보지 않는다. 우리를 향해 말하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한다. 그 안엔 시간도 없으며 서사도 없다. 심지어 어떤이는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사진처럼 답답하고 멍청한 예술이 또 있을까?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한다고 해서 사람들은 사진을 향해 함부로 얘기한다. 어떤이는 실재라고 하고 어떤이는 가상이라 하고 어떤이는....어떤이는.... 어떤이는.... 언어만 어지럽다. 어쩌면 이것은 사진이 가지는 고유한 비극이다.

 

인간이 만든 것들이 다시 인간을 향해 말하는 순간, 더 나아가 자율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순간, 결국 인간이 자기 복제를 완성하는 순간 예술은 끝나는 것이 아닐까. 마치 자신을 닮은 인간을 창조한 신이 더 이상의 창조를 그만 두었듯이. 그때엔 예술의 그 숙명적 비극도 끝날 것이다. 안토니오 그람시였다. 옛것이 죽고 새것이 아직 태어나지 못한 빈자리에 괴물들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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